'희망지성'에 해당되는 글 15건

희망지성

다중성격(多重性格)은 외래 영체(靈體)의 교란



인쇄하기-새창

글/서옥림(徐玉琳)

 

[SOH] 다중성격(多重性格)은 다중인격이라고도 하는데 한방과 양방에서 진단하는 것이 서로 다르다. 한의학에서는 다중성격의 원인을 사람이 자신의 주의식(主意識)을 포기한 후 일종 외래 영체(靈體)의 교란을 받거나 통제되어 귀신들린 증상이 나타난다고 보는데 표현되는 것도 주의식이 뚜렷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환자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 마치 전혀 다른 여러 사람이 같은 육체를 점유하는 것과 같은 이런 질환은 임상에서 아주 드문 편이다.

 

아래 사례는 어떤 다중성격 인물에 관한 실화이다.


캐롤린(Carolyn)은 당뇨병 때문에 치료를 받았던 여자 환자이다. 처음 치료한 지 일주일 후 그녀의 당뇨병 증상은 사라졌지만 다시 왔을 때는 간염(肝炎)을 앓고 있었다. 그녀는 이처럼 매 번 올 때마다 한 가지 큰 병을 앓았는데 매번 그 병에 상응하는 증상과 화학검사, CT 검사 결과와 의사의 진단서가 있었다.


그녀는 이처럼 복잡한 여러 병들이 동시에 얽혀 있었다. 일반적으로 이런 여러 가지 질병을 앓는 환자라면 응당 병이 고황(膏肓)에까지 깊이 들어가 고치기 어렵다. 하지만 그녀는 매번 나를 찾아올 때마다 도리어 유행을 타는 모던(Modern) 소녀처럼 나타났다.


더 재미있는 것은 매번 그녀가 나를 찾아올 때마다 복장이 모두 달랐다는 점이다. 아메리카 토착 인디안 복장부터 아프리카 식 긴치마, 18세기 불란서 귀족의 예복에서 일본의 기모노, 진(jeans) 차림에서 중국식 의상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변화무쌍함은 보는 사람의 눈을 어지럽게 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녀의 표정이나 말투까지도 완전히 자신이 착용한 복장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나는 최선을 다해 그녀를 치료해주었으나 늘 가슴이 답답함을 느꼈다. ‘이곳은 진료실이지 무대나 공연장이 아니다. 대체 그녀는 어떻게 된 일일까? 그녀가 올 때마다 서로 다른 증상을 보이는데 이것은 그녀의 서로 다른 복장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한번은 내가 그녀의 가정에 대해 물어본 후에야 겨우 작은 실마리를 얻었고 이 모든 것에는 원인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다음은 그녀가 들려준 이야기이다.


“저는 다른 도시에서 이곳으로 이사 왔어요. 우리 집에는 삼남매가 있었는데 아버진 유명한 변호사였죠. 그분은 아주 열심히 일을 하셨고 건강에도 주의를 기울여 아주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분이셨어요. 우리 가족은 아주 행복하게 살았어요. 하지만 단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이 꿈처럼 사라져버렸어요.


어느 날, 아버님이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다가 갑작스런 심장발작으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저는 당시 너무나 놀라 온 몸이 마비될 정도였지요. 하지만 더 놀라운 일은 뒤에 나타났어요. 아버지에 대한 추도회가 시작되기 전에 아주 교양 있어 보이는 흑인 부인이 3명의 성인 자녀들을 데리고 추도회장에서 슬피 울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들이 혹시 시간과 장소를 착각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는 ‘장소를 잘못 찾으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아버지와 다섯이 함께 찍은 사진을 제게 보여주었습니다. ‘세상에! 아버지에게 또 다른 가정이 있고 다른 부인과 그녀 소생의 3명의 자식이 있었을 줄이야!’ 그들은 20년을 함께 살았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 말을 듣고 갑자기 아득해졌습니다.

  

이때 어머니와 할머니가 들어오셨는데 어머니는 분명히 줄곧 속아왔고 이 일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들을 다른 방으로 불러 추도회 시간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그들은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결국 우리 두 가족은 각기 시신의 한편에 서서 커다란 의문과 분노를 지닌 채, 이제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는 아버지를 떠나보냈습니다.


아버진 줄곧 분신술(分身術)을 써왔던 겁니다. 제 기억으로 아버진 줄곧 저희들과 함께 했습니다. 아버진 우리들의 생일 파티에 한 번도 빠지신 적이 없었고, 중요한 명절들은 일일이 챙기셨어요. 저는 단지 아버지가 늘 할머니 댁에 자주 가신다는 것만을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저쪽 집 이복형제들 중 한 명으로부터도 같은 대답을 들었습니다. 즉 아버진 항상 그들과 함께 있었으며 성탄절, 추수감사절, 생일 등에도 늘 같이 계셨다는 겁니다. 단지 그 역시 아버지가 늘 출장을 자주 간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이것 역시 아버지가 변호사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며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다만 할머니만은 이 모든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추도회를 하기 전에 할머니는 그 쪽 집의 두 번째 아내를 찾아가 한마디 말씀만 하셨다고 합니다. ‘이제 연극은 끝났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인데 원래 할머니 집은 아버지의 연극을 위한 탈바꿈장소로 분장실이자 탈의실이었습니다. 그러나 남들이 보기에는 아버지가 항상 할머니 댁에 간다고만 여겨 ‘효자’라고 생각했던 거지요.”


여기까지 얘기하고는 그녀는 울음을 터뜨렸다. “저는 아버지가 그립고 또 그분을 원망하진 않아요. 아버진 분명 아주 고통스럽고 피곤하게 사셨을 거예요. 때문에 갑자기 심장이 마비될 때까지 진정한 휴식을 얻지 못하신 거죠. 제게 있어 그 분은 늘 좋은 아버지였어요.”


캐롤린이 이야기를 마쳤을 때 나는 그녀에게 왜 스스로 여러 인물로 분장했는지 물어보았다. “이런 식으로 하면 당신 아버지와 똑같지 않나요?”

 

 그녀는 잠시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더니 “어떤 때는 나도 대체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확실히 여러 병의 증상이 전부 나타났고 병에 대한 느낌도 진짜였으며 단지 매번 병이 오는 것이 기이하고 병이 낫는 속도가 빠를 뿐이었다.


그녀의 설명을 듣고 나서 나는 그녀의 병이 생긴 근본 원인이 주의식이 분명하지 못하기 때문임을 알았다. 정기(正氣)가 부족하면 반드시 사기(邪氣)가 침입하게 마련이다.

  

한의학에서는 인체에 13개의 귀신과 관련된 혈자리(鬼穴)가 있다고 보는데, 이들 혈자리는 인체가 외부 세계와 교류하는 연결통로가 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귀궁(鬼宮)은 인중(人中), 귀신(鬼信)은 소상(少商), 귀심(鬼心)은 대릉(大陵)이며, 그 외에도 귀루(鬼壘), 귀로(鬼路), 귀침(鬼枕), 귀상(鬼床), 귀시(鬼市), 귀굴(鬼窟), 귀당(鬼堂), 귀장(鬼藏), 귀신(鬼臣)과 귀봉(鬼封)이 있다.


캐롤린이 더는 외래 영체의 침입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나는 청룡좌전법(靑龍左傳法)과 백호우선법(白虎右旋法)1)을 사용하여 이 혈들을 닫아버렸다. 치료 후 그녀의 정신이 명료해지기 시작했으며 점차 정상상태를 회복했다. 갑자기 높아졌다 낮아지는 그녀의 목소리 톤도 변하기 시작해 정상이 되었으며 그녀의 다중성격 증상도 소실되었다. 이것은 그녀의 체내에서 ‘귀기(鬼氣)’가 배출되었기 때문이다.

  

이 사례를 통해 보다시피 인체는 사실 의복과 같아서 누가 입으면 그에게 통제당하기 마련이다. 귀혈(鬼穴)이 열렸을 때 만약 주의식이 강하지 못하면 다른 영체가 들어와 인체를 통제할 수 있다. 침 치료를 통해 귀혈을 닫았으므로 그녀는 더는 교란 받지 않게 되었고 이 때문에 다중성격 증상이 소실된 것이다.


이것을 시(詩)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百邪癲狂所爲病(백사전광소위병) 

온갖 사기로 인해 전광(癲狂)2)병이 된 것은


鍼有鬼穴無不應(침유귀혈무불응) 

귀혈에 침을 찌르면 응하지 않음이 없네


此是先師眞妙訣(차시선사진묘결) 

이는 선사께서 주신 진실하고 오묘한 비결이니


猖狂惡鬼無蹤影(창광악귀무종영) 

미친 듯 날뛰는 악귀들이 종적 없이 사라진다네

 

[ 對중국 단파라디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희망지성

극기복례(克己復禮)

 

[SOH] 자신의 사욕을 극복하여 정당한 모습인 예(禮)를 회복한다는 뜻으로, 공자가 자기의 도통(道統)을 이을 사람으로 믿고 있던 가장 아끼던 제자, 안연(顔淵)이 인(仁)에 대해 물었을 때 대답한 말입니다. 논어 ‘안연(顔淵)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안연이 인을 묻자, 공자는 ‘자기의 사욕을 이겨 예에 돌아감이 인을 하는 것이니, 하루 사욕을 이겨 예에 돌아가면 천하가 인으로 돌아가리니 인을 하는 것이 자신에 말미암으며 남에게 달려 있겠는가?(克己復禮爲仁 一日克己復禮 天下歸仁焉 爲仁由己 而由人乎哉)’라고 답변해 줍니다.


공자의 이와 같은 대답에 안연은 다시 그 구체적인 것을 말해 달라고 청했습니다. 여기서 공자는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라(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고 대답해 줍니다.


이에 대해 주희(朱熹)는 ‘극기는 일신의 사욕을 극복하는 것이요, 복례는 천리(天理)의 절문(節文)으로 돌아가는 것이다’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공자는 많은 제자들이 인에 대해 질문을 해왔지만 그때마다 그들 각각의 정도에 따라 다른 대답을 해주고 있는데, 안연에 대한 이 대답이 가장 인의 최고의 경지를 지적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극기’와 ‘복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학설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개 자신을 이긴다는 것은 이성(理性)으로 인간의 사욕을 극복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고, ‘복례’의 예는 천리의 절문을 말하는 것으로, 무사무아(無私無我)의 경지를 말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안회는 공자가 제창한 ‘인’의 함의를 참답게 깨닫고 착실하게 몸소 실천했습니다.


그는 사람을 대함에 겸손했고 화가 나도 남에게 옮기지 않았으며 같은 잘못을 다시 범하지 않았습니다. 공자가 그에게 사람을 대하는 도리를 묻자 안회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남이 나를 선하게 대해도 그를 선하게 대하며 남이 나를 선하지 않게 대해도 역시 선하게 대해야 합니다.”


공자가 칭찬하며 “안회는 그 마음이 석 달이 넘도록 인을 어기지 않으나 그 나머지 사람들은 하루나 한 달 안에 이를 뿐이다.”


하루를 계속 무사무아 경지에 있을 수 있는 사람이면 한 달도 석 달도 계속될 수 있는 일입니다. 석 달을 계속 무아의 경지에 있는 안연이라면 그것은 도를 이룬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안회가 공자의 가르침을 받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늦었는데, 그는 마음을 비우고 배움을 좋아해 곧 공자 학설의 박대정심(博大精深)함을 깨달았습니다.

 

 “스승님의 가르침은 우러러보면 볼수록 더욱 높아 보이고, 뚫고 내려가면 갈수록 더욱 굳으며, 앞에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뒤에 와있습니다. 스승님께서는 질서 있는 방법으로 사람들을 잘 이끄시어 학문으로 저를 넓혀주시고, 예의로써 저를 단속해 주시기에, 저는 학문을 그만 두고자 하여도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논어 ‘자한(子罕)’편)

 

하루만 ‘극기복례’하면 천하가 다 인으로 돌아온다고 한 말은, 육신으로 인한 모든 욕망이 완전히 다 사라지고 무사무아의 경지가 하루만 계속되게 되면, 그 때는 천하의 모든 진리를 다 깨달아 알게 된다는 이른바 성도(成道)를 말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쓰고 있는 극기는 극히 초보적이고 또 극히 넓은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희망지성


삼일 밤낮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의 순우곤이라는 학자는 견문이 넓고 기억력이 좋았으며
또한 상대의 언행을 보고 속마음을 읽어낼 줄 알았습니다.
어느 빈객에게 이 이야기를 들은 양나라의 혜왕은 호기심이 생겨 두 차례나 순우곤을 접견하였으나 그는 시종 아무 말도 없었습니다.



혜왕은 기분이 상하여 그를 소개해 준 빈객을 불러 심하게 힐난했습니다.

빈객이 순우곤을 찾아가 이유를 물어보니
순우곤은 "내가 처음 대왕을 알현했을 때
그 분의 마음은 온통 말에 쏠려 있었고
두 번째 알현했을 때는 그 분의 관심이 여가수에게 쏠려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소인은 침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빈객(賓客)이 다시 혜왕(惠王)을 찾아가 이 말을 전하자 왕은 그때야 깨달은 듯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그야말로 순우선생은 성인이오. 이제야 모든 것이 확실해졌소.
그가 처음 찾아왔을 때 마침 어떤 사람이 과인에게 말 한 필을 가져와서 그 말을 살피느라 순우선생에게 마음을 쓰지 못했소.
순우선생이 두 번째로 과인을 만나러 왔을 때는 마침 초청한 가수가 노래하고 있어서 그 노래를 듣느라 순우선생의 접대를 홀시 하였소. 그러니 내 잘못이 크오.”



오래지 않아 혜왕은 다시 한 번 순우곤을 접견했습니다.
이번에는 두 사람만의 공간에서 서로의 마음을 열어 보이며 연속 삼일 밤낮을 같이 지내며 이야기를 나누었어도 대화는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 일화에서 "삼일밤낮을 말해도 끝이 없다."는 속담이 생겼습니다.


상대에게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들 때
먼저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 본다면
세상은 좀더 아름다위지지 않을까요?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에서 보내드렸습니다.


희망지성
겉모습으로 사람을 평가하여 좋은 기회를 놓치다

[SOH] 맹(孟) 통판(通判, 관직명), 원적은 밀주(密州), 군(郡)에 나아가 정치를 감독했다. 임기가 만료되어 고향에 돌아왔으며 평소 신선, 장생의 일을 흠모했다.

어느날, 한 도사가 그를 만났다. 도사는 낡은 도포를 입어 행색이 매우 남루했으며 또한 전신에 옴이 올라 나병환자 같아 보기 흉했다. 도사는 맹에게 “풍문에 공이 도를 찾는다하여 특별히 공을 보러 왔소. 나는 막 청주(青州)에서 어떤 사람이 ‘도인경(度人經)’을 발간해 보시하는 것을 보았소. 내가 한 축(軸)을 받았는데 공이 이 문서를 기억할 수 있는지 모르겠소?” 라고 말했다. 맹이 문서를 받아 보니 내용이 과연 지난날 보시로 발간한 것이었다.

도사가 이어 "나는 수은을 태워 백금으로 만들 수 있소. 나는 이 기술을 당신에게 모두 넘겨주고 싶소"라고 말하자, 맹은 "나는 전수받길 원치 않소"라고 답했다. 도사는 "당신이 기왕 할 생각이 없으면 잠시 시험삼아 한번 보시오"라고 말했다. 맹은 자신의 허리춤에서 수백의 은자를 꺼내 몸종을 불러 수은을 사오게 했다. 그 후 가마솥 주위에 불을 피워 매우 뜨겁게 달군 다음, 준비된 은자와 수은을 가마솥 안에 넣었다. 잠시 후 솥을 뒤집으니 정말 한 무더기 백금이었다.

다른 날 도사는 다시 와서 "이번에 나는 공에게 작별을 고하러 왔소. 마침 극히 귀한 차를 얻어 당신과 함께 맛보길 원하오”라고 말하면서 감추어 두었던 차가 담겨진 넝마같은 주머니를 꺼냈는데, 가장자리는 서캐와 이가 득실거렸다. 맹은 한 번보고 구역질이 나, 얼굴에 난색을 띠며 다기(茶器)가 없다는 핑계로 거절하였다.

도사는 아무 말이 없었으며 자신의 낡은 주머니를 돌아보더니 힘껏 망치로 그것을 부쉈다. 그리고 은제 병 안에 물을 담아 화로 위에서 끓인 후, 두 개의 찻잔에 담아 맹에게 장읍(長揖,두 손을 마주 잡아 눈높이만큼 들어서 허리를 굽히는 예)하여 차를 들고 맛을 보라고 하였다. 맹은 차가 너무 뜨겁다며 거절했고, 오랜 시간이 흘렀다. 맹은 또다시 차가 이미 식었으니 한가할 때 다시 끓여 마시겠노라 말했다.

도사는 그를 보고 얼굴에 노기를 띠고, "당신의 나에 대한 인상이 정말 이렇게도 나쁜가?"라고 말하고, 찻잔을 엎어버렸으며 읍도 하지 않고 일어나 가버렸다. 맹은 그를 문밖까지 배웅했다. 고개를 돌려 보니 땅에 쏟아진 찻물은 모두 번쩍번쩍 빛나는 황금으로 변해있었으며 그 찻잔 및 은호의 찻물이 잠긴 곳은 모두 금이었다. 이때야 비로소 그가 기인임을 알고 황망히 사람을 보내 찾아봤지만 그 소재를 알지 못했다.

고대에는 불도(佛道)를 찾음에 모두 사부가 제자를 선택했다. 사부는 먼저 근기(根基)가 좋고 오성(悟性)이 높은 사람을 선택해야 비로소 가르치기 좋았다. 그래서 언제나 여러 번 시험해 보았다.

사실 도사는 맹에게 신임을 얻기 위해 먼저 그가 종전에 한 선행의 증거인 그가 발행해 보시한 경서를 그에게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깨닫지 못했다. 다시 수은을 백금으로 변하게 하고, 찻물을 황금으로 변하게 하는 시험을 했지만, 도사의 불결함은 모두 맹에게 그의 오성과 불성을 깨우는데 장애가 되었다. 이로 인해 道는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 버렸다.

사실 맹은 수은을 금으로 바꾸는 이익의 유혹에서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다. 보통 사람에 대해 말하자면 역시 쉽지 않은 일을 해내어 대견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도사가 보기에 의발(衣鉢)을 계승할 수 있는 좋은 도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가버린 것이다!

<송대 (宋代) 곽단(郭彖)의 ‘규거지(睽車志)’에서>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희망지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극기복례(克己復禮)  (0) 2013.10.09
삼일 밤낮  (0) 2013.09.30
의식족즉지영욕(衣食足則知榮辱)  (0) 2013.09.26
종소리  (0) 2013.09.24
수도이야기  (0) 2013.09.12
희망지성

의식족즉지영욕(衣食足則知榮辱)

편집부  |  2013-09-23
인쇄하기-새창

글/김예영(원명학당 원장)

 

[SOH] 의식(衣食)이 넉넉해야 비로소 영예와 치욕을 가릴 줄 안다는 뜻으로, 곧 기본적으로 먹고 입는 것이 해결되어야 예의염치도 차릴 줄 알게 되며, 무엇이 부끄러운 일인지도 알게 된다는 말입니다.

 

관자(管子) ‘목민(牧民)’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춘추시대, 제나라의 명재상 관중(管仲: 이름은 夷吾)은 환공(桓公)을 도와 패자(覇者)가 되게 한 인물입니다.

 

그는 제나라의 재상이 된 후 재화를 유통시키고 자원을 증산시켜 백성의 의식주를 풍족하게 하였으며, 그 위에 법도를 세우고 교화(敎化)를 베푸는 부국강병책(富國强兵策)을 시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제나라는 크게 강해져 제후들을 규합하고 이적(夷狄)을 몰아내었으며 주(周)왕실을 높여 문물을 보전하였습니다.


공자도 그러한 업적을 인정하여 ‘관중이 없었다면 나는 머리를 풀고 옷깃을 왼쪽으로 여몄을 것이다(오랑캐의 풍습에 따르게 되었을 것이라는 말<논어>)’라고 말했습니다.


관중이 주장하는 사상은 이른바 ‘법가사상(法家思想)’으로 일컬어지는데, 그가 주도하는 이 법가사상의 주된 내용은 백성을 부유하게 하고, 교화하며 패도정치(覇道政治)를 이루는 것입니다. 또한 국가의 도덕의 근본은 예의염치(禮意廉恥)에 있으며, 이것이 없으면 나라는 망한다고 하였습니다.

 

이 예의염치를 바르게 펴기 위해서는 법령을 분명히 하고 상벌을 소상히 밝히는 ‘법치(法治)’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러한 그와 그의 학파의 주장은 <관자>라는 책 속에 서술되어 있습니다. ‘의식이 족해야 영욕을 안다’는 이 말도 그 속의 한 구절에서 나온 것입니다.


‘창고가 차야 예절을 알게 되고, 의식이 넉넉해야 비로소 영욕을 알게 된다(倉庫實則知禮節 衣食足則知榮辱).’


모든 정치적 기반을 경제에 둔 관중은 이론가로서 또 실제 정치인으로서 후대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내 배가 고프면 남의 배고픈 것을 동정할 여지가 없고, 먹고 입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명예 같은 것을 중요하게 여길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맹자도 ‘떳떳한 생활이 없으면 떳떳한 마음을 가질 수 없다(無恒産無恒心)’고 했습니다.

 

먹고 입는 것이 넉넉해야 예의니 체면이니 하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하는 이 말은 참으로 예나 지금이나 불변하는 것 같습니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희망지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극기복례(克己復禮)  (0) 2013.10.09
삼일 밤낮  (0) 2013.09.30
겉모습으로 사람을 평가하여 좋은 기회를 놓치다  (0) 2013.09.27
종소리  (0) 2013.09.24
수도이야기  (0) 2013.09.12
희망지성

'희망지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극기복례(克己復禮)  (0) 2013.10.09
삼일 밤낮  (0) 2013.09.30
겉모습으로 사람을 평가하여 좋은 기회를 놓치다  (0) 2013.09.27
의식족즉지영욕(衣食足則知榮辱)  (0) 2013.09.26
수도이야기  (0) 2013.09.12
희망지성


수도이야기

옛날 중국에 가현이라는 수행 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산 위 사원에서 수행하며 날마다 산 아래에 내려가서 행인들의 짐을 산 위까지 날라다 주었습니다.
그런 날들이 하루 1년 어느덧 20여 년이 지난 어느 날


그날도 가현은 산 아래로 내려가 어느 노인의 짐을 대신 메고 산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산 중턱쯤 와서 가현이 힘이 들어 땀을 뻘뻘흘리고 있을 때
옆에서 걷던 노인이 물었습니다.
"자네 이름이 뭔가?"
"가현입니다."
몇 발짝 가지 않아 노인은 재차 물었습니다.
"자네 이름이 뭔가?"
"가현입니다."
노인은 몇 발짝 갈 때마다 똑같은 물음을 했습니다.
길은 가파르고 등의 짐은 무거워 한 발자국 내딛기도 힘든 상황에서 끊임없는 노인의 물음에 가현은 화가 머리꼭대기까지 올라왔습니다.
"가현! 가현! 가현이오. 이제 알아듣겠소?"
그리고 나서 가현은 갑자기 어깨의 짐이 가벼워진 것을 느끼고, 뒤돌아보니 노인도 짐도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가현은 탄식하며, 자신이 참을 인을 실행하지 못해 원만의 기회를 잃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다시 9년의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가현은 어느 할머니의 보따리를 들고 산길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지팡이를 짚은 할머니는 산 중턱에 왔을 때
"자네 이름이 뭔가?"라고 물었습니다.
"가현입니다."
몇 발자국 걷지 않아 할머니는 똑같은 물음을 했습니다.
가현은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아! 이분은 저번에 만났던 신선이 아닌가?
이번엔 끝까지 잘 참고 해낼 것이다.'
이 마음이 든 순간, 할머니도 보따리도 이미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가현은 자신의 집착이 또 원만의 기회를 잃게 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후 가현은 집착도 기대도 없이 그저 묵묵히 힘든 사람을 도와 짐을 날라댜 주었습니다.
2년 뒤 가현은 백일승천하여 신선이 되었습니다.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에서 보내드렸습니다.

'희망지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극기복례(克己復禮)  (0) 2013.10.09
삼일 밤낮  (0) 2013.09.30
겉모습으로 사람을 평가하여 좋은 기회를 놓치다  (0) 2013.09.27
의식족즉지영욕(衣食足則知榮辱)  (0) 2013.09.26
종소리  (0) 2013.09.24
1 2
블로그 이미지

파룬궁(法輪功)으로 잘 알려진 法輪大法(파룬따파)는 리훙쯔(李洪志)선생께서 창시하신 고층차의 불가(佛家)수련법이다.

8648h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