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견망

글/ 찬란한 5천년 신전문화의 천고영웅인물 연구팀

2. 현제를 꿈꾸고 무당에서 절학을 창립

《왕정남묘지명》에 따르면 장삼풍이 “밤에 꿈에서 현제(玄帝)로부터 권법을 전수받고 그 다음날 단신으로 백여 명의 적을 죽였다.(夜夢玄帝授之拳法,厥明以單丁殺賊百餘)”는 기록이 나온다.

여기서 현제란 현천상제(玄天上帝)를 가리키는데 다시 말해 무당산에서 도를 닦았던 진무대제(真武大帝)를 말한다. 도서(道書)에 따르면 현천상제는 원시화신(原始化身)이자 태극의 별체(別體)다. 상삼황(上三皇) 시기에는 세상에 내려와 태시진인(太始真人)이 되었고 중삼황(中三皇) 때는 세상에 내려와 태을진인(太乙真人)이 되었으며 헌원 황제 때는 세상에 내려와 현천상제가 되었다.

또 고서의 기록에 따르면 진무대제(真武大帝)는 정락국(淨樂國) 국왕과 선승(善勝) 왕후의 아들이다. 왕후가 꿈에 태양을 삼켰는데 깨어나자 임신했고 14개월이 지난 후 왕궁에서 탄생했다. 성장한 후 집을 떠나 부모님과 이별한 후 무당산에 들어가 도를 닦았는데 42년 만에 공을 이루고 과위가 원만해져 백일승천(白日昇天)했다.

《현천상제계성록(玄天上帝啟聖錄)》에서는 진무가 도(道)를 이루고 승천한 후 다시 하계(下界)에 내려왔다고 한다.

“7일 동안 천하의 요마가 모두 다 처리되었다. 사람과 귀신이 분리되고 원혼이 흩어졌으며 떠나간 백(魄)이 초도되어 올라갔다.(七日之中,天下妖魔,盡皆收斷。人鬼分離,冤魂解散,逝魄超升)”

또 “현제는 천변만화하여 주교종사(主教宗師)가 되었다. 분신해서 세상에 내려와 만물과 사람을 제도함에 무량(無量)무변(無邊)했다. 동천복지에서도 신령함을 드러내지 않음이 없었다. 감응한 사적이 얇은 책으로는 다 기록하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현천상제계성록‧신장교법(神將教法)》에서는 송나라 진종 건흥(乾興) 2년(1023년) “검주(黔州) 장효녕(張孝寧)의 부친이 진무에게 공양하며 매사에 구첨(求簽 역주: 신불 앞에서 제비를 뽑아 점치는 것)을 한 후 행동하면 모두 신령한 감응이 있었다. 효녕 역시 부친을 따라 진무에게 공양하곤 했는데 성실하고 어김이 없었다. 한번은 조정에서 주최한 무술시합에서 무장으로 발탁되었다. 효녕이 밤에 꿈속에서 ‘진무전(眞武殿) 아래의 하괴신장(河魁神將)을 보았는데 직접 창과 활을 쓰는 법 및 기마술을 가르쳐주자 갑자기 빨리 터득했다.’고 한다. 효녕은 이 대회에서 1등을 했고 나중에 영주방어사(瀛州防禦使)에 제수되었다.

자고로 도가에서는 무예를 연마하는 전통이 있었고 수많은 수도인(修道人)들이 무예를 연마하며 내외겸수(內外兼修)했다. 하지만 도가에서는 청정과 무위를 중시하며 그 취지가 반본귀진(返本歸真)에 있기 때문에 무술을 ‘급하지 않은 말학(不急之末學)’으로 간주했다. 다시 말해 설사 무술을 지니고 있어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역대로 기록이 아주 드물었다. 게다가 수도하는 사람은 대부분 속세에서 멀리 떨어져 지내기 때문에 무공과 절기가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다.

또 도가무공의 공법(功法)은 단법(丹法) 및 도법(道法)과 일체로 대부분 구전심수(口傳心授 입으로 전하고 마음으로 전수)하기 때문에 세인들 중 아는 사람이 드물었다. 이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있어 도가무술이란 마치 기린의 뿔이나 봉황의 발톱처럼 진귀한 것이다.

현천상제가 장삼풍에게 태극권을 창시하게 한 것에는 필경 심원한 역사적 의미가 있다. 현재 내가무술은 여러 가지 특색을 지닌 권공(拳功)과 검법(劍法)을 형성했지만 그 공리(功理)와 공법(功法), 체계적인 동작과 주지요령에 있어 그 어느 것도 장삼풍의 태극권 이론을 넘어서지 못했다.

3. 태극을 운용해 몸에서 온갖 변화 생성

도가 태극학설은 그 연원이 아주 길고 오래되는데 태극학설에서는 음양(陰陽) 양기(兩氣)를 강조한다. 음양 양기가 생기지 않았을 때가 혼돈상태인데 무극(無極)이라고 하며 그 후 태극(太極)이 생겨난다. 음양 양기가 존재한 후 태극이 만사만물을 생성한다.

장삼풍은 《태극권을 배우려면 반드시 신을 수렴하고 기를 모아야 한다는 주장(學太極拳須斂神聚氣論)》에서 “태극에 앞서 본래 무극이 된다. 홍몽(鴻濛) 일기(一氣)가 섞여 나뉘지 않기 때문에 무극은 태극의 어머니가 되는데 즉 만물의 선천의 기(先天之機)가 된다. 두 기가 나뉘면 천지가 갈라지고 비로소 태극이 생긴다. 두 기는 음양이 되는데 음은 고요하고 양은 움직이며 음은 쉬고 양은 생성한다. 천지가 청탁으로 나뉘면 맑은 것은 떠오르고 탁한 것은 가라앉는데 맑은 것은 높고 탁한 것은 낮다. 음양이 서로 사귀고 청탁이 서로 친해지면 인온(氤氳)이 생겨나는데 비로소 만물을 양육한다. 사람이 세상에 나올 때 본래 하나의 무극으로 선천의 기틀이 이것이다. 후천에 들어가면서 태극을 이룬다. 그러므로 만물은 무극이 없는 것이 없으며 또 태극이 없는 것이 없다.”(太極之先,本爲無極。鴻蒙一氣,混然不分,故無極爲太極之母,即萬物先天之機也。二氣分,天地判,始成太極。二氣爲陰陽,陰靜陽動,陰息陽生;天地分清濁,清浮濁沉,清高濁卑;陰陽相交,清濁相媾,氤氳化生,始育萬物。人之生世,本有一無極,先天之機是也;迨入後天,即成太極;故萬物莫不有無極,亦莫不有太極也.)라고 했다.

장삼풍이 여기서 논술한 태극은 《대도론(大道論)》과 같은 맥락이다.

앞에서는 “한번 음이 되고 한 번 양이 되는 것을 가리켜 도라고 하며 수도자는 이 음양의 도를 닦는 것이다.(一陰一陽之謂道,修道者修此陰陽之道也)”라고 했다.

여기서는 두 기를 음양이라고 하면서 “두 기가 나뉘면 천지가 갈라지고 비로소 태극을 이룬다.(二氣分,天地判,始成太極)” “그러므로 만물은 무극이 없는 것이 없으며 또한 태극이 없는 것이 없다.”

사람 몸은 ‘본래 하나의 무극이 있으니’ ‘선천의 기(先天之機)’가 되고 후천(後天)에 진입해 ‘태극’을 이룬다. 사람의 신체는 한번 동(動)하고 한번 정(靜)하니 동정(動靜)이 서로 원인이 되어 마치 고리처럼 끝이 없는 하나의 천연적인 태극이 된다. 또 사람에게 물질 신체만 존재해서는 살아 숨 쉬는 사람을 이룰 수 없는데 다시 말해 ‘신기(神氣)’야말로 사람 생명의 주재자가 된다. 즉 ‘신기상교(神氣相交)’ 또한 하나의 태극이다.

장삼풍은 자신의 태극권법을 전수받으려면 우선 태극의 이 도리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람의 작용은 동(動)이 있으면 반드시 정(靜)이 있고 정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동하게 되니 동과 정이 서로 원인이 되어 음양으로 나뉘며 합치면 하나의 태극이 된다. 사람의 생기(生機)는 전적으로 신기(神氣)에 의지한다. 기가 맑으면 위로 떠서 상천(上天)과 다름이 없다. 신을 모아 안으로 수렴하면 하지(下地)와 다름이 없다. 신기가 서로 교제하면 또한 완연한 하나의 태극이다. 그러므로 나의 태극권법을 전수받으려면 반드시 우선 태극묘도(太極妙道)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만약 이를 잘 모른다면 나의 제자가 아니다.(人之作用,有動必有靜,靜極必動,動靜相因,而陰陽分,渾然一太極也。人之生機,全恃神氣。氣清上浮,無異上天。神凝內斂,無異下地。神氣相交,亦宛然一太極也。故傳我太極拳法,即須先明太極妙道。若不明此,非吾徒也)”(《태극권을 배우려면 반드시 신을 수렴하고 기를 모아야 한다는 주장》)

장삼풍은 태극권 배우기는 수도(修道)의 기초를 다져주기 위함이며 수도(修道)란 수심연성(修心煉性)을 위주로 한다고 했다. 태극권은 내외겸수의 아주 많은 것을 지니고 있어 신체가 변화함에 따라 사상경지 역시 제고될 수 있고 (수련의) 것들을 연마해낼 수 있다. 그렇게 하지 않고 심성(心性)을 닦지 않으면 심신(心神)이 정(定)에 들지 않고 신기(神氣)가 조화를 이루지 못해 단지 태극권자세(투로套路-한 세트의 동작)만을 배운 것으로 진짜 공부를 연마해낼 수 없다.

“태극권 배우기는 입도(入道)의 기초를 위한 것으로 입도는 마음을 기르고 성을 안정시키고(養心定性) 기를 모으고 신을 수렴함(聚氣斂神)을 위주로 한다. 그러므로 이 권법을 연마하려면 반드시 이와 같아야 한다. 만약 마음이 안정될 수 없다면 성(性)이 어지러워질 것이다. 기가 밖에서 모이지 않으면 신(神)은 반드시 혼란해진다. 심성(心性)이 서로 이어지지 못하고 신기(神氣)가 서로 어울리지 못하면 전신의 팔다리와 백맥(百脈)이 전부 죽지 않음이 없다. 비록 자세에 의지해 작용할 수는 있지만 법은 효과가 없다. 심성을 안정시키고 신기를 수렴하고 모으려면 가부좌를 빼놓을 수 없으니 행공(行功)의 법은 폐지할 수 없는 것이다. 배우는 자는 모름지기 동정(動靜)의 가운데서 태극의 이익을 찾아야 하며 팔괘와 오행 중에서 생극(生克)의 이치를 구해야 한다. 그런 후에야 칠(七)과 이(二)의 수를 섞어 하나가 되면 무극(無極)을 이룬다. 심성(心性)과 신기(神氣)는 서로 따르며 작용하기에 심성이 편안하고 안정되며 신기가 수렴되고 모이면 일신(一身) 중의 태극이 이뤄지고 음양이 어우러지며 동정이 합해져서 전신의 팔다리와 백맥이 원활하게 유통되어 달라붙거나 막히는 곳이 없어진다. 이렇게 되면 나의 법을 전수할 수 있다.”(學太極拳,爲入道之基,入道以養心定性,聚氣斂神爲主。故習此拳,亦須如此。若心不能安,性即擾之。氣不外聚,神必亂之。心性不相接,神氣不相交,則全身之四體百脈,莫不盡死。雖依勢作用,法無效也。欲求安心定性,斂神聚氣,則打坐之舉不可缺,而行功之法不可廢矣。學者須於動靜之中尋太極之益,於八卦、五行之中求生克之理,然後混七二之數,渾然成無極。心性神氣,相隨作用,則心安性定,神斂氣聚,一身中之太極成,陰陽交,動靜合,全身之四體百脈周流通暢,不粘不滯,斯可以傳吾法矣。)

(《태극권을 배우려면 반드시 신을 수렴하고 기를 모아야 한다는 주장》)

장삼풍은 《대단시팔수서시무당도실시제제자(大丹詩八首書武當道室示諸弟子)-대단시 8수를 무당도실에 적어 여러 제자들에게 보이다》에서 이렇게 말했다.

진(真)을 찾으려면 허무의 규를 알아야 하니
공부는 오직 뜻이 이르는 곳에 달렸네.
순역(順逆)을 왕래하며 음양을 연마하니
감리(坎離)의 오르내림 전도되어 있구나.
황홀하고 황홀한 가운데 태극이 생기고
아득하고 어두운 가운데 영아가 나오네.
현빈(玄牝)에 들고남은 자연에서 말미암으니
없는 듯 있는 듯 하는 가운데 단조(壇灶)를 지키네.

尋真要識虛無竅(심진요식허무규)
功夫只在意所到(공부지재의소도)
往來順逆煉陰陽(왕래순역연음양)
升降坎離在顛倒(승강감리재전도)
恍恍惚惚太極生(황황홀홀태극생)
杳杳冥冥嬰兒兆(묘묘명명영아조)
出玄入牝由自然(출현입빈유자연)
若忘若存守壇灶(약망약존수단조)

순역(順逆)을 왕래하며 음양을 연마하니 무심한 가운데 태극이 생기고 이에 아득하고 어두운 가운데 원영(元嬰)이 생겨나는데 이것이 바로 수도자의 진신(眞身)이다.

인생은 태극과 음양의 사이에 존재하는데 장삼풍은 심오한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태극이 사람 몸의 체내에서 형성되는 기제와 이치를 사람들에게 드러내 태극권과 연단(煉丹)의 관계를 분명히 보여주었다. 후인들은 그의 저작을 가리켜 태극연단비결(太極煉丹秘訣)이라 부른다.
 
원문위치 : http://www.zhengjian.org/node/154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