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마지막 여덟 번째인 조국구(曺國舅) 신선 편을 만나보고자 한다. 팔선도를 보면서 팔선(八仙) 중에 장유(長幼)를 논하다 보면 사람들은 흔히 한상자, 남채화 혹은 하선고가 가장 젊고 나이가 적다고 생각한다. 사실 연령으로 말한다면 조국구(曺國舅)가 가장 막내에 해당한다. 조국구는 송(宋)나라 때 출생하였으므로 자연히 득도(得道)가 가장 늦었고, 전해 내려오는 기록과 전설이 가장 적다. 기록을 보면 그의 이름은 '우(友)', 자는 '경휴(景休)'이고 조후(曺后)의 동생이라고 한다. 여기서 나오는 조후(曺后)는 송나라 인종의 계후(繼后)이며, 송나라 영종과 신종 시기에 16년간 황태후와 태황태후(太皇太后)를 지낸 여인이다. 그런 연고로 흔히 습관적으로 '조태후'라고 부르며, 송나라 개국공신 조빈(曺彬)의 후예라고 한다.
조국구 아래로는 동생이 하나 있었는데 그 이름은 조이(曺二)로 황실과 친척이라는 신분을 이용하여 남의 전답을 빼앗고, 남의 부녀(婦女)를 간음하고, 악이란 악을 짓지 않음이 없었다고 한다.
동생의 악행을 보다 못한 조국구는 여러 차례 동생을 타일렀으나 조이는 형의 말을 듣고 회개하기는커녕 형제간 반목하여 원수가 되었다고 한다.
조국구 : “(탄식하면서) 아~ 선을 쌓은 자는 창성하고, 악을 쌓은 자는 멸망한다. 동생 조이는 이와 같이 온갖 나쁜 짓을 하는 것을 보니 반드시 천벌을 받을 것이다. 때가 되면 나 또한 재앙을 모면할 수 없을 것이다. 스스로 재촉하는 종국을 생각해보니 수치스러울 뿐이구나!”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조국구는 집안의 재물을 다 털어서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아무런 미련도 없이 홀로 표연히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 풍진을 벗어나 도문에 들어, 진력으로 수도에 전념할 뿐이었다.
조이가 쌓은 악(惡)이 산과 같은데 어찌 가려 덮을 수 있겠는가? 세상에 비난이 쌓이면 무쇠도 녹이고, 많은 사람의 입을 막을 수 없다. 황후인 조후(曺后)가 죽고 뒤를 봐주던 사람들도 없어져 세력이 다했을 때, 세상인심은 돌변하기 마련, 동생 조이는 그간의 죄업으로 사형을 당하고 재산은 몰수되고 가족들은 산지사방으로 흩어져 멸문(滅門)이 되었다고 한다.
조국구가 심산에 홀로 은거하면서 수행한 지 수년이 지났다. 어느 날, 두 사람의 세외 이인(異人)이 찾아왔다. 한 사람은 머리가 둥글고 이마가 넓으며 눈이 깊숙하고 입이 장방형을 한 충후(忠厚)한 장자(長者)와 같았고, 또 한 사람은 호랑이 몸채에 용의 뺨을 한 도골선풍으로 무척이나 멋스러웠다. 이 두 분이 바로 팔선 중의 종리권과 여동빈이었다.
두 신선은 조국구가 전심으로 수도하는 것을 보고는 물었다.
두 신선 :“도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조국구는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킨다.
두 신선 ;“하늘은 어디에 있는가?”
조국구는 손가락으로 가슴을 가리켰다.
두 신선이 빙그레 웃으신다.
두 신선 :“마음이 곧 하늘이고, 하늘이 곧 도이다. '도'에 대한 너의 이해는 참으로 투철하구나!”
두 신선은 조국구를 제자로 삼아 신선이 되는 수련을 지도하여 조국구도 드디어 신선이 되었다고 한다.
여덟 번째 신선이 팔선에 합류하여 같이 백일비승(白日飛昇)하게 되었다. 이 신선들이 바로 세상에 회자되고 있는 철괴리, 장과로, 종리권, 여동빈, 하선고, 남채화, 한상자, 조국구, 여덟 신선은 모두 도를 이루었다. 더 없이 쾌청하고 좋은 날을 택해 드디어 승천하였다. 그 날, 원시천존, 태상노군, 요지 서왕모, 구천현녀, 기타 신선 영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옥황상제를 모시고 하늘의 조회를 갖게 되었다. 옥황상제께서 팔선을 위해 잔치를 베풀어 그간의 노고를 위로하고 작위를 내렸다.
작위를 내린 후, 옥황상제께서는 팔선 개개인 신선들에게 머물곳(洞府), 하나씩을 선처해 주었다. 태백금성(太白金星) 이장경(李長庚)을 특별히 파견하여 하늘의 장인들을 데리고 가서 천하의 여덟곳 명산에 머물곳(洞府)을 건축하게 하였다. 그래서 천하 명산 여덟 곳에 공중누각을 세우고 여덟 신선이 그곳에 각각 머물게 하였다.
철괴리는 화산(華山)의 자운동(紫雲洞)에 동부를 지어 머물게 되었으며, 장과로를 위하여 무당산(武當山) 백로암(白露巖)에 궁전이 지어졌다. 남채화는 왕옥산(王屋山) 추운곡(추雲谷)에, 여동빈은 아미산(峨眉山) 견운애(견雲崖)에 머물게 되었다. 하선고는 여산(廬山) 옥실동(玉室洞)에 한상자는 숭산(嵩山) 벽운봉(碧雲峰)에 거처하게 되었으며, 종리권은 종남산(終南山) 일선천(一線天)에 조국구는 형산(衡山) 오묘봉(五妙峰)에 각각 머물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지금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팔동(八洞 )에 거주하고 계시는 신선"인 '팔동신선(八洞神仙)이시다.
後記, 팔선내력
전해 내려오는 기록에 따라 팔선의 내력에 대해 소략해 보겠는 바, 장과로는 천지가 개벽할 때 한 마리 쥐였는데 공덕을 쌓아서 승화하여 박쥐(선복:仙, 박쥐 복)가 되었다가 몇 생을 거쳐 사람이 되었고 마침내 선과(仙果)를 이루었다고 한다.
철괴리는 원래 옥황상제의 사향리(司香吏)였는데 직무를 태만히 하여 인간세상으로 떨어져 여러 생을 거쳤으나 본성이 어둡지 않아 마침내 태상노군에게 제도되어 팔선의 영수가 되었다.
하선고는 원래 옥황상제의 사화녀(司花女)였는데 잘못을 저질러 인간으로 전생하여 현녀랑랑(玄女娘娘)이 되었다가 제도되어 신선의 반열에 올랐다.
종리권은 태상노군의 청우동자(靑牛童子)였는데 노는데 정신이 팔려 청우가 하계로 달아나 요괴가 되었기에 벌을 받고 인간세상에 귀양왔다고 한다. 후에 동화제군(東華帝君)에게 제도되어 신선이 되었다. 한편 동화제군은 일체 범속을 제도하겠다는 뜻을 세워 선계의 영수 지위를 버리고 인간세상에 투생하였는데 전생하기 전에 종리권과 서로 스승과 제자가 되기로 약조하였다고 한다. 동화제군이 전생한 사람이 바로 여동빈이라고 한다. 이러한 연유로 여동빈은 종리권에 의해 제도되어 선계에 올랐다.
남채화는 피발대선(披髮大仙)이 전생하여 신선이 되었다고 하며 한상자는 옥황상제 전각의 비서랑(秘書郞)이었는데 전당강(錢塘江) 조수, 다스림을 소홀히 하여 그 죄로 상수(湘水)의 백학(白鶴)으로 환생하였다가 종리권과 여동빈 두 신선의 제도를 받았다고 한다. 조국구는 진한귀사(秦漢鬼師) 왕일지의 후생으로 철괴리의 제도를 받았다고 한다.
이상 여덟 분 신선이 모두 전세의 업을 다 갚고 신선이 되어 책봉을 받고 천하 명승지 팔동(八洞)에 각기 거주하면서 이 어지러운 세상을 떠나지 않고 때때로 세상을 순행하며 권선징악(勸善懲惡)을 행하고 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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