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원시보
항산화·정화능력 탁월한 '연꽃'의 효능
임서윤 기자  |  allugirl@epochtimes.co.kr
  
▲ (사진=Getty Images)

지금 수원 방죽연, 연해주의 부용당, 상주의 공갈못으로 가보라. 군자처럼 꼿꼿하고 가을 하늘처럼 맑은 연꽃(蓮)이 한창 피어올랐다. 연꽃에 '흐드러졌다'는 표현은 부적절하다. 진흙 속에서 물들지 않고 청정하게 피어나 불교에서는 '불성'을 상징하는 꽃으로 여기는데 '탐스러움'을 뜻하는 '흐드러짐'이라니, 가당찮다.

그러나 연꽃을 불교의 상징으로 여겨 신성시하거나 관상용으로만 두기에는 그 쓰임새가 너무 아깝다. 사실 연꽃은 뿌리부터 꽃잎까지 버릴 것 없이 몸에 두루 좋다. 예로부터 한의학에서는 약용으로, 현대에 들어 연잎밥, 연근 등 식용으로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힐링 바람을 타고 심신 안정에 탁월한 연꽃차와 연꽃의 청정함으로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화장품 재료로도 떠올랐다.

심청이가 아버지를 위해 인당수에 뛰어들자 심청이의 효심에 감동한 용왕이 심청이를 인간 세상에 돌려보낼 때 담은 것이 연꽃이라지만 어머니 신사임당을 여의어 실의에 빠진 율곡 이이가 건강을 회복하게 해준 것도 '연근죽'임을 잊지 말자. 연꽃은 분명 탁월한 '음식'임에 틀림없다.

연꽃
연꽃은 달면서도 쓰다. 꽃잎은 혈액순환을 돕고 어혈을 푸는 데 탁월해 타박상으로 생긴 울혈을 없앤다. 찧어서 환부에 붙이면 피를 멎게 하고 종기 위에 붙이면 종기를 낫게 한다. 본초습유(本草拾遺)에서는 
검게 하고 늙지 않게 한다고 말한다.

연꽃의 수술은 차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평한 성질에 독이 없고, 달면서 떫다. 이것을 말리면 치질과 치루 치료에 좋고 당뇨로 인한 갈증을 풀고 혈당치를 낮춘다. 토혈(吐血), 코피, 이질을 낫게 하고 남자에게는 몽정, 유정(遺精)에, 여자에게는 혈붕(血崩), 대하(냉)에 좋다. 식경(食經)에서는 '오랫동안 복용하면 안색이 좋아지고 늙지 않으며 몸을 가볍게 한다'고 하였다.

씨껍질은 쓰고 떫은데 독이 없고 차다. 심장과 비경(비장과 위에 이어지는 맥)에 작용한다. 꽃받침은 어혈 및 습(濕) 제거, 지혈에 효력있어 혈붕, 월경 과다, 유산성 출혈, 출산 후 태반이 안 나올 때, 혈림(血淋), 치질, 탈항, 습창 등을 낫게 한다. 주로 찧거나 갈아서 물에 달여 먹는다.

 

꽃씨
꽃씨로 만든 환을 매일 한 알씩 먹었더니 먹지 않은 사람보다 부교감신경과 두뇌 알파파가 30~50% 활성화되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특히 우울증, 불안 장애,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세에 좋고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춘다. 또 오랫동안 지속되는 딸꾹질을 멈추게 하고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기억력 감퇴를 막아 치매를 예방하고 고혈압 예방과 소염 작용을 한다. 꽃씨를 달여 마시면 위장이 튼튼해지고 강장·강심 작용을 볼 수 있다. 흡연자들이 연꽃씨차를 마시면 몸에 쌓인 니코틴이 제거된다. 단 몸에 열이 많거나 평소 변비, 가스가 많이 차는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연밥(열매)
연꽃의 열매인 연밥의 주 성분은 탄수화물(전분)이지만 나이신, 트레오닌, 메치오닌 등의 단백질과 레시틴(지질), 비타민 B1․B2․C, 칼슘, 철, 인, 구리, 망간, 나이아신, 아스파라신 등 무기질 성분도 풍부하다. 특히 레시틴은 물과 기름이 잘 섞이게 하므로 혈관 내 콜레스테롤 침착을 막는다.

생 연밥은 달고 따뜻하지도, 차지도 않지만 말린 것은 달고 따뜻하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심신(心腎)이 서로 통하게 하고 장위(腸胃)를 두껍게 하며 정기(精氣)를 보강하고 근골을 튼튼하게 하며 허손(虛損)을 보하고 이목(耳目)을 이롭게 하며 한습(寒濕)을 제거하고 비설구이(脾泄久痢), 적백탁(赤白濁), 여자의 대하, 붕중(崩中) 등 혈병(血病)를 멎게 한다'고 말한다.

또 비(脾)를 보(補)해서 설사를 멎게 하고 이질을 낫게 하며 신(腎)이 약할 때 토사자(兎絲子), 녹용(鹿茸)과 같이 먹으면 유정(遺精), 몽정(夢精)을 치료한다. 신경과민한 사람은 밥에 넣어 먹으면 불면증에 효험 있다.

연자청심차는 위장을 튼튼히 하고 정력을 강하게 하며 입맛 없을 때 식욕을 돋게 한다.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볍고 마음이 맑아지며 눈과 귀가 밝아진다. 가루는 지혈 작용이 매우 뛰어나 자궁근종으로 인한 출혈을 멈추는 데 좋다.

  
▲ (사진=Getty Images)

연잎
쌈밥으로 주로 먹는 연잎은 쓰고 떫고 매우며 살짝 짠 맛이 난다. 7~9월에 채취해 햇볕에 말려 찧거나 갈아서 물에 섞어 먹거나 바르기도 한다.

티푸스균과 적리균에 대해 항균작용을 하고 지혈작용이 탁월해 토혈, 코피, 치질 출혈, 붕루, 혈변 등에 좋고 산후 어혈을 치료하고 임신시 태를 안정시킨다. 더운 기운을 없애 열을 내리고 습을 배출시켜 기 순환을 원활히 한다. 현기증, 두통, 어지럼증에 좋고 버섯독 등에 해독작용을 한다. 이 밖에 위장 기능을 강화하고 야뇨증, 혈압 강하에 좋다.

만약 충치나 풍치로 고생한다면 연잎과 꼭지에 식초를 섞어 삶고 연잎과 꼭지를 떼어 다시 삶아 고약을 만들어보라. 이것을 아픈 곳에 바르면 즉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마른 연잎을 삶은 물을 복용하면 습종통양, 전신 풍습양에 매우 좋고 이것을 태워 만든 잿가루를 매일 아침저녁 복용하면 수종병에 효력이 있다.

연근
반찬으로 자주 먹는 연근은 주된 성분이 녹말(당질)이며 아스파라긴산, 이르기닌, 티로신, 레시틴, 펙틴, 비타민 B12 등을 함유하고 있다. 율곡 이이가 어머니를 여읜 후 연근죽을 먹고서 기력을 회복했다는 이야기처럼 피로회복에 뛰어나다.

연근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 운동을 활성화시켜 만성 변비를 고치며 혈뇨와 배뇨통이 있을 때 하루 3회씩 연근즙을 마시면 개선효과를 볼 수 있다. 연근의 뛰어난 지혈 작용과 소염 작용은 출혈을 막고 염증을 진정시키고 통증을 가라앉힌다. 위궤양, 위염, 치질, 자궁근종, 구강염, 비염, 토혈, 축농증 등으로 인한 출혈과 염증, 통증에도 효력을 발한다. 철분과 비타민 C는 혈액 생성과 순환을 도와 혈액을 맑게 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 피부 미용 및 여드름, 기미 등 피부 질환에 좋고 빈혈 증상을 개선한다. 또 감기로 인한 기침, 가래 제거, 천식에 좋고 빠르게 피로를 회복시킨다.

평소 안절부절 못하거나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연근을 통해 마음을 안정시키고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 받을 수 있다. 갱년기의 중년은 초조해지거나 흥분할 때 연근즙을 마시면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다.

연근의 마디 부분에는 탄닌과 아스파라긴이 함유돼 있어 지혈, 어혈 제거 효능이 있다. 즙이나 가루로 만들어 먹으면 각혈, 토혈, 코피, 혈뇨, 혈변 등에 좋다.

화장품
진흙에서 자라면서 꽃을 피우되 물들지 않는 연꽃의 강인한 생명력과 진흙 속을 정화시키는 강력한 자정력은 미세먼지, 대기오염, 자외선 등 외부 위협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게다가 연잎을 찧어 상처에 바르면 피가 멈추고 빠르게 새살이 돋는 등 재생효과가 뛰어나고 수중식물로서 수분 보유력도 아주 좋아 피부 노화를 막을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최근 이런 연꽃의 성분으로 만든 화장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연꽃에 있는 플로보노이드의 일종인 캄페롤, 비타민 C, 폴리페놀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한다. 이것들은 활성산소와 활성질소의 생성을 막고 제거함으로써 피부 노화를 막고 피부를 보호한다.

피부 노화는 활성산소로 인하기도 하지만 수분이 감소되어 진행되기도 한다. 연꽃에는 비타민 F라 불리는 리놀렌이 풍부해 피부의 수분을 빼앗겨 건조해지는 것을 막는다. 또 연꽃의 당, 미네랄 등의 성분은 많은 수분을 머금어 있고 대기의 습도에 따라 수분을 흡수하거나 배출하는 등 수분을 조절하는 연잎의 증산작용은 보습제의 원료로서 충분한 근거를 제공한다.

연꽃은 뿌리와 잎에 난 공기 구멍을 통해 물 속에 산소를 공급함으로써 미생물의 번식을 돕고 결과적으로 환경 정화작용을 한다. 또 연잎에 난 많은 돌기들은 연잎에 오염물질이 묻지 않게 하고 항상 깨끗하도록 유지시키는데 이것을 이용한 피부 노폐물이나 화장 지우는 클렌징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