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원시보
침묵에서 저지로 나설 때
中 강제장기적출반대서명 한국인 가장 많아
2013.11.04 18:23 등록

2일 경기도 안양역 부근에서 젊은 시민 2명이 UN청원을 위한 서명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전경림 기자)

 

“이렇게 심각한지 몰랐습니다. 슬프네요.” “생명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 침묵에서 저지로서 나설 때입니다” “인류의 정의를 바로 잡읍시다” 중국 내 파룬궁 수련생들로부터의 강제장기적출을 막아야 한다는 각성의 소리가 국내외로 커져가고 있다.


국제의료인권단체 다포(DAFOH: Doctors Against Forced Organ Harvesting 강제장기적출에반대하는 의사들의 모임)와 공조해 활동하는 한국 내 단체  IAEOT (국제장기이식윤리협회회장 이승원)는 7월 20일부터 전국 20개 도시에서 강제장기적출 반대 서명운동을 온·오프라인에서 동시 진행 중이다.


지난 3개월여 동안 서명에 동참한 이들은 총 23만 3416명(11월 1일 기준)으로 전 세계 서명인원 수 50만여 명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다포에 가입한 한국인(의료인 포함)도 100명을 넘었다. 짧은 기간 높은 성과를 이뤄낸 한국인의 활발한 서명은 세계에서도 주목하는 상황이다. 의학박사 톨스턴 트레이(Torsten Trey) 다포 회장은 한국인의 높은 서명율에 대해 “서명에 대한 한국인들의 지지율은 아주 높으며 주목할 만하다. 그것은 마치 한국인들의 정의와 윤리에 대한 가치 표준을 드러내는 성명서와 같다. 이는 우리 다포에 큰 격려가 되고 그외 다른 나라들의 귀감이 된다”고 밝혔다.

 

‘DAFOH’에 한국의사들도 가입 
의료인 서명 4천명 육박


서명인들 중 눈에 띄는 것은 많은 의료인들이 서명했다는 점이다. 한의사, 의사, 치과의사 등 서명운동에 참여한 의료인은 3885명(10월 29일 기준)에 달한다. IAEOT는 최근 의료계의 협조 속에 소화기내시경학회, 외과의사학회, 대한방사선종양학회,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비만학회 등 각종 학회 세미나와 공식행사 등에서 서명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의사들도 이런 흐름에 동참해 지난 9월 8일 열린 한의사 사원총회(5000여명 참여)에서의 열띤 호응에 이어, 지역 한의사 보수교육 현장에서도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예비의료인인 의과대학 학생들도 사회봉사 활동의 일환으로 서명 운동 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IAEOT 이승원 회장은 크고 작은 의사 회의에서 중국의 불법 강제 장기 적출 실상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이 회장은 “아직 많은 의료인들이 참여하지 못했지만, 실상을 더 많은 의료인들에게 알려서 자발적으로 서명에 동참할 수 있도록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 역시 서명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노 회장은 올해 3월 캐나다 인권변호사 데이비드 킬고어 전 아태담당 국무장관의 방문을 받고 “최근 중국을 방문해 현지 전문가들로부터 매년 중국에서 시행되는 장기이식 수술 건수가 약 1만 건에 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기증자가 저렇게 많을 수 있나 의아했다”며 강제장기적출 반대 활동에 협력의 뜻을 밝혀왔다.

 

“서명용지 주세요. 받아 올게요”
시민들 직접 팔 걷고 나서


일반 시민들의 활동은 더 적극적이다. 자신의 서명 뿐 아니라 가족, 친지, 직장 동료에게 서명용지를 전달해 직접 받아오는 시민들도 부지기수다. IAEOT의 한 자원봉사자는 “본인이 서명하고 서명용지를 들고 가서 1000명에게 서명을 받아오신 분도 있었다”며 “의욕적으로 서명을 직접 받아오겠다고 하시는 분들은 매우 많다”고 말했다. 70~8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하는 길거리 서명 부스 뿐 아니라 자발적으로 무형의 부스가 속속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직장인 허 동(부천시, 49) 씨는 “서명부스에서 서명에 참여한 모 고등학교 학생회장은 학교 학생들에게 교내 방송을 통해 알리면서 직접 서명을 받고 있고, 서명부스를 직접 만들어 활동하고 싶다는 분도 계셨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서명운동을 접한 뒤 직접 서명용지를 들고 서명을 받으러 다녔다는 안광호(일산시·42) 씨는 “중국에서 파룬궁 수련자에 대해 생체장기적출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윤리 도덕적으로 세상이 각박하다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생명을 이용한 비윤리적 행태에 대해 경종을 울려야겠다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 씨는 의료인들을 찾아다니며 자발적으로 서명을 받으러 다녔고, 40명의 서명을 받아냈다. 

 

세계 32개국의 시민들이 참여한 서명은 9월 29일 현재 총계가 44만 3843명으로 집계됐다. 대륙 별로 살펴보면 아시아 27만 2136명, 호주 6600명, 유럽 9만 4803명, 북미 6만 7804명, 인터넷 2500명이다. 사진은 DAFOH로 도착한 세계 각국의 서명지들.(DAFOH 제공)


“강제장기적출반대”
한국인 정의감 살아나고 있다


DAFOH가 국제인권단체인만큼 이번 서명은 미국, 캐나다, 영국 등 32개국에서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온라인은 IAEOT 홈페이지(www.ethicalkorea.org)에서, 오프라인은 서울 강남역, 인사동, 남부터미널 등지와 부산, 대구 등 20여 개 지방 도시에 부스가 설치돼 있다.


IAEOT 이승원 회장은 “정의롭고 열정적인 한국인들이 이번 서명에 많이 동참하고 있다”며 “장기적출 사실을 많이 알려 자발적인 서명이 더 늘어나 남은 한 달 기간 동안 박차를 가해서 서명인원이 30만 명을 훌쩍 넘어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장기적출 사실에 대해 매스컴을 통해 알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며, “언론에서 이 상황에 대해 더 잘 알릴 수 있다면 서명 숫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남은 한 달 동안 의료인 학술대회를 통해 서명운동을 촉진할 계획이다.


강제장기적출을 반대하는 UN 청원용 서명운동은 11월 30일까지 계속된다. DAFOH는 세계인권선언기념일인 오는 12월 10일 서명을 비롯한 강제장기적출을 반대하는 청원을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DAFOH(강제장기적출에반대하는 의사들의 모임)은 2007년부터 강제 장기적출에 반대하는 의사들을 주축으로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아일랜드, 노르웨이, 호주, 타이완, 인도 등에서 결성됐다.

 

DAFOH는 히포크라테스 선서, 제네바 선언, 헬싱키 선언 등 의료윤리 강령에 따라 최악의 의료 부정의(不正義)라 할 수 있는 강제장기적출을 막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북한 인권운동가 ‘수잔 숄티’ 
“생체장기적출 절대적으로 믿는다”

 

북한 인권운동가 수잔 숄티 디펜스 포럼재단 대표가 파룬궁 수련자에 대한 중국의 생체장기적출에 대해 “(생체장기적출)이 실제 발생했을 것이라고 절대적으로 믿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28일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강연에서 수잔 숄티 대표는 탈북자 가족의 아이들이 장기이식 목적으로 중국인들에게 팔려 간다는 문제를 알고 있냐는 질문에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들었지만, 파룬궁 수련자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 됐다”고 밝혔다.


수잔 숄티 대표는 “파룬궁 수련자들에 대한 강제장기적출에 대해 그들이 제기하는 문서나 증거자료는 여러 해 계속 거론돼왔고, 사람들은 아닐 것이라고 했지만 그것은 일어나고 있었다”며 “최근 미 국무부 보고서나 문서를 보며 그것이 절대 사실이라고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숄티 대표는 2년 전 중국에 관한 미 국무부 보고서에서 중국의 강제장기적출이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문서가 있었다며, “그게 바로 여러 해 동안 파룬궁 수련자들이 주장했지만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았던 것들이고, 이제 우리는 그 모두가 완전한 사실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의 파룬궁 수련자에 대한 생체강제장기적출은 파룬궁 박해가 시작됐던 1999년 이후 비정상적으로 치솟은 장기이식건수와 파룬궁 수련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의심돼 오다 2006년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캐나다 국제 인권변호사 데이비드 메이터스와 8선 의원인 데이비드 킬고어는 독립 조사단을 결성, 52가지 증거를 찾아 ‘중국 내 강제장기적출 의혹에 관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조사 수집한 증거를 토대로 ‘Bloody Harvest’가 출판되고, 이듬해인 2007년에는 국제 NGO 중국의 강제장기적출을 반대하는 의사들의 모임 다포(DAFOH)가 공식 출범했다. 지난 2월 국내에 출간된 ‘국가가 장기를 약탈하다: State  organs’는 이런 장기 약탈에 중국 국가기관이 깊이 관여하고 있음을 최초로 밝힌 책이다.


조윤덕 기자 virtue@epochtimes.co.kr

인쇄하기메일로 보내기스크랩하기



<저작권자 © 변화하는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 <大紀元>.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