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견망

의성(醫聖) 이시진 (1): 관속의 사람을 기사회생시키다

8648hao 2021. 12. 12. 15:55

글/ 유여(劉如)

명나라 때 대(大) 의학자 이시진(李時振)은 본초학에 관한 방대한 서적인 《본초강목(本草綱目)》을 통해 세상에 이름을 떨쳤다. 사람들은 그를 존중해 ‘약성(藥聖 약의 성인)’ 또는 ‘의성(醫聖 의학의 성인)’이라 부르며 역대 신의(神醫)인 화타, 편작 및 장중경과 더불어 중국 고대의 4대 명의(名醫)로 꼽는다. 그는 약물학에 대한 조예가 깊었을 뿐만 아니라 실제 의술도 뛰어나서 민간에 ‘관 뚜껑을 열고 사람을 살리고’ ‘죽어가는 사람을 기사회생’시킨 일화들이 널리 전해지고 있다.

1. 관 뚜껑을 열고 사람을 구하다

중국 고대에 죽은 사람이 일단 관 속에 들어가 장지로 보내면 일반적으로 더는 관을 열어보지 않았다. 왜냐하면 다시 보면 아주 불길하다고 여겼고 동시에 또 망자(亡者)에 대해서도 불경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아에서 시신을 검사하는 경우가 아니면 여간해서는 관 뚜껑을 여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시진은 감히 장례 행렬을 멈추고 죽은 사람을 살린 적이 있다.

어느 날 이시진이 호구(湖口)에 갔는데 공교롭게도 한 무리 사람들이 막 관을 메고 장지로 가 고 있었다. 이건 본래 무슨 드문 일이 아니지만 그는 예민하게도 관속에서 끊임없이 밖으로 피가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곧장 달려가서 자세히 관찰해보니 흘러나온 피는 어혈(瘀血)이 아닌 선혈(鮮血)이었다.

깜짝 놀란 이시진은 자신의 안위따위는 돌보지 않고 장례행렬을 가로막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

“빨리 멈추시오, 관속에 든 사람은 아직 살릴 수 있소!”

여러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는 서로 얼굴만 바라보며 누구도 그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관 뚜껑을 여는 것은 장난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시진은 여러 사람들이 주저하는 것을 보고는 사람을 살리자면 서둘러야 했기에 반복해서 권고했다. 그러자 마침내 상주가 그럼 한번 관을 열어보자고 했다.

원래 관속에는 난산으로 죽은 임산부가 누워있었다. 이시진이 먼저 안마를 하고 가슴 부위 오목한 곳에 침을 놓았다. 잠시 후 관 속에 누워있던 부인이 가벼운 신음을 내더니 마침내 정신이 돌아왔다.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 환호성을 질렀다. 잠시 후 이 여인은 순조롭게 아들을 낳았다. 이에 이시진은 은침(銀鍼) 하나로 두 사람의 목숨을 살렸고 그가 기사회생의 의술을 지녔음이 단번에 널리 퍼졌다. 이때부터 그는 화타와 마찬가지로 민간에서 더욱 추앙받는 신의가 되었다.

2. 산 사람의 사망을 예단하다

소위 산 사람을 죽었다고 진단한다는 말은 멀쩡히 살아 숨 쉬는 사람을 진단해서 그 사람이 언제 죽을지 예언한다는 뜻이다. 이런 능력에 대해서는 아마 들어본 분들도 있을 것이다. 일찍이 신의 편작과 화타는 모두 이런 능력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 병을 치료하다가 진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시진은 당시 아무 병도 없이 멀쩡히 살아 있던 사람의 가족들에게 그가 6시간 안에 사망한다고 예고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이것은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전설에 따르면 이시진이 관 뚜껑을 열고 두 모자를 살려낸 후 모두들 그가 어디에서 진료한다는 말만 듣고는 찾아오곤 했다. 심지어 병이 없는 사람들도 모두 그의 명성을 듣고 한번이라도 신의의 얼굴을 보려고 몰려들곤 했다.

어느 날 한 약방집 사장 아들이 카운터에서 실컷 먹고 마시다가 죽은 사람도 기사회생시키는 이시진이 마침 병을 봐준다는 말을 듣고는 호기심이 생겨 자신도 구경하러 갔다. 그가 어렵게 여러 사람들을 뚫고 지나가 마침내 이시진 앞에 다가가서는 물었다.

“선생님 보시기에 저는 어떤 병이 있습니까?”

이시진이 눈을 들어 그를 자세히 바라보니 이 사람의 기색(일반인은 보아낼 수 없었고 본인도 그 어떤 신체적인 고통이 없었다)이 나쁜 것을 보고 급히 진맥을 했다. 잠시 후 아주 애석하다는 듯이 탄식하며 말했다.

“젊은이, 애석하게도 아직 한창 나이이긴 하지만 앞으로 6시간을 넘기지 못할 걸세. 빨리 집으로 돌아가게나. 그래야 가족들이 자네를 찾으러 다니는 수고를 덜 수 있겠네.”

이때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모두 이시진의 말을 듣고는 믿기지 않아 했다. 이렇게 멀쩡히 살아 있는 젊은이에게 어찌 금방 죽는다는 저주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다. 모두들 의사가 이 사람을 놀라게 했다고 비난했다! 약방집 아들은 더욱 화를 내며 욕을 그치지 않았다. 나중에 여러 사람들이 말린 후에야 겨우 씩씩거리며 떠났다.

하지만 누가 생각이나 했으랴! 그는 집에 돌아온 후 6시간이 못되어 정말로 죽어버렸다. 사람들은 그제야 반응했고 놀라서 사망원인을 물어보았다. 원래 이 사람이 과식한 후 몸을 함부로 움직여 창자가 끊어졌던 것이다. 내장이 손상을 입었기 때문에 의사로서도 치료할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이 일로 인해 사람들은 이시진의 신기한 의술에 더욱 경탄과 탄복을 금치 못했다. (계속)


원문위치: http://www.zhengjian.org/node/270385